‘세금’이 ‘통일 독일’의 밑거름이 됐다고요?

19세기 초, 독일은 서로 다른 세금 제도를 운영하는 30개 이상의 지역 국가들로 분열되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불과 몇십km를 이동하는 데도 여러 지역 국가의 국경을 넘어야 했고, 그때마다 각국의 통관 절차를 거치고 관세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특히 철강 같은 산업 물자를 옮기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면서, 독일 지역의 경제와 산업은 더디게 발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의 중심 국가 중 하나였던 프로이센은 1818년 ‘관세 철폐 정책’을 처음으로 시행했습니다. 이 정책은 1834년, 독일 내 여러 지역 국가들이 동참하면서 ‘관세동맹’이라는 형태로 발전하게 됩니다. 관세동맹에 가입한 지역 국가들 간에는 관세가 폐지되어, 물자와 상품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죠.

그 결과, 독일 지역의 경제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관세동맹을 주도한 프로이센은 경제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정치적 주도권도 점차 확보해 나갔습니다. 동맹에 참여한 국가들은 프로이센과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정치적 통합의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결정적으로 1871년, 프로이센이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독일 제국을 선포하면서 통일 독일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통일의 배경에는 수십 년 전부터 이어져 온 경제적 통합, 즉 관세동맹이라는 탄탄한 기반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세금 제도를 통일하고 무역 장벽을 없앤 관세동맹은 독일인들에게 ‘하나의 경제 공동체’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고, 이는 독일 통일의 초석이 되었습니다.